Nakwon(Paradise)

Nakwon(Paradise)

낙원_건전가요 9곡, 스피커, 목재_244x122 cm_2016_(낙원악기상가, 서울)
PARADISE_9 pieces of campaign song, speaker, wood_244x122 cm_2016_(Nakwon Music Mall, Seoul)

아 대한민국_ 박건호 작사_김재일 작곡_정수라 노래_1983
정화의 노래_김현숙 작사_한용희 작곡_조영남 노래_1981
나의 조국_박정희 작사_박정희 작곡_?_1977
새마을 노래_박정희 작사_박정희 작곡_KBS 합창단_1972
조국 찬가_양명문 작사_김동진 작곡_KBS 합창단_1955
아름다운 우리나라_박인호 작사_박인호 작곡_인순이 노래_1984
시장에 가면_유근원 작사_이수인 작곡_혜은이&홍삼트리오_1984
어허야 둥기둥기_엄기원 작사_금수현 작곡_홍삼트리오_1983
너와 내가_김성용 작사_김강섭 작곡_?_1985

… 전시장 입구에서 마주하는 <낙원>은 낙원동 일대에서 펼쳐진 프로젝트의 현장 설치 작업이기도 한데, 낙원, 곧 현실에 없는 장소인 유토피아, 현실적인 지향으로서의 파라다이스라는 역설적이고 이질적인 공간, 장소를 상기시킨다. 도심 한 복판, 근현대의 지층이 겹겹이 쌓인 낙원동, 음악관련 상가들이 즐비한 낙원빌딩의 장소적 맥락과 연동시켜 건전가요 음악이 나오는 스피커들로 낙원이라는 점자 형태를 설치한 이 작업은 결코 낙원일 수 없는 비루한 현실 속에서 이상적인 낙원을 향해 동경하는 우리의 모순적인 현실성을 드러낸다. 점자 형태의 작업이지만 정작 이를 촉감으로 만져 접근하기에는 용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낙원에 대한 강요된 찬가라 할 수 있는 건전가요만이 나오는 역설의 공간성을 적절하게 가시화시킨다. 불확실하고 어긋난 것들이 파편처럼 얼기설기 구성되어 있는 사회적 현실도 그렇지만 우리를 둘러싼 공간에 대한 감각경험도 어쩌면 이처럼 헤테로한 방식(hétérotopie)으로, 곧 서로 다른 것들이 서로 이질적으로 맞물린 채 공존하고 있음을 작가는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모순과 역설은 작가가 현실을 경험하고, 또 개념화시키는 주요한 매개 고리가 아닌가 싶다. 사실, 우리의 일상적 경험으로도 현실의 시공간은 단일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감각되지 않는다는 면에서 작가의 시공간에 대한 인식은 작가의 구체적인 경험, 솔직하고 직접적인 감각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개념적인 의미들이 덧붙여지는데, 귀납적인 방식이라기보다는 생생하기만 현실의 모순적이고 역설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중의적인 의미들이 이질적으로 더해지는 방식이기에, 다각적이고 다층적인 해석과 접근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

민병직 (대안공간 루프, 협력 디렉터)

전시광경
거룩한 시간_2016_(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installation view
The Holy Time_2016_(SeMA Nanji Residency,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