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wer: Gangneung

Tower: Gangneung

탑: 강릉 #01 #02 #03 #04 #05_남대천 물, 그릇, 나무, 목재, 도마, 문어, 냉동고, 공기 포집기, 물, 용기(容器), 몰드_가변크기_2022
Tower: Gangneung #01 #02 #03 #04 #05_water of the namdaecheon, bowl, tree, wood, chopping board, octopus, freezer, air condenser, water, mold_variable size_2022

작품의 주제는 시·공간이다. 이러한 주제 설정은 비시각적인 시간을 가시화하고, 이를 사유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삶’의 실체를 목격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기인한다. 시간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어떤 형태로든 잔재물을 생산하고, 이어 공간을 채워나간다. 작품은 공간 속, 단순히 눈에 보이는 물질적 대상뿐만 아니라 비가시적인 것, 느낌과 정취 같은 비물질적인 것을 모두 포함하여 기록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그 현실의 공간, 그 속의 내밀한 의미들을 드러낸다.

전시는 작품 <탑: 강릉 #01, #02, #03, #04, #05>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작품은 독립적이며 또한 이어진다.

<탑: 강릉 #01, #02, #03>

남대천은 대관령과 삽당령에서 발원하여 강릉 시내를 가로질러 동해로 흐른다. 남대천은 역사 속 수많은 실화와 신화를 품고 강릉의 근현대사의 질곡을 목도하며 현재에 이르고 또다시 과거가 될 미래로 흩어진다. 그리고 이곳 강릉의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람과 신을 이어 왔다.
작품 <탑: 강릉 #01, #02, #03>은 이곳 남대천 여러 지류의 강물을 길어 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 강물들은 정제된 맑은 물이 아닌 다양한 이물질들을 함유한다. 그리고 이는 단지 화학적 성분을 넘어 이곳, 강릉의 삶 속에서, 시간과 함께 축적된 다양한 추상적 의미들을 내포한다. 이렇게 모여진 강물은 다양한 사물들을 캐스팅한 몰드와 용기(容器) 등에 담겨 얼려지고 쇼케이스 냉동고 안에 흡사 탑처럼 쌓여 구성된다. 여기서 사용되는 사물과 생활용기 등은 수석, 제기용품, 술 항아리, 정한수를 담던 그릇, 일반 그릇, 해외 유입종 나무, 수산물이 담긴 대야 등으로 강릉의 하늘, 산, 강과 도시, 그리고 바다 등과 의미상으로 이어지며 위에서 아래로 남대천의 각 지류 들을 상징하며 쌓여, 자연의 순환성을 은유한다.
강릉이라는 시·공간 속에 기체 상태로 유영하던 다양한 삶의 의미들은 남대천을 따라 모이고 흐르다, 냉동고에 옮겨져 얼음인 고체로 얼려진다. 그러나 얼음 상태는 영원할 수 없다. 냉동고 안의 얼음들은 전시 기간 중 서서히 녹아 사라져 간다. 냉동고 안 다양한 크기의 얼음 등은 아래에서 위로 작아지는 형태로 놓여 탑을 연상케 하는데, 탑은 인간의 욕망을 상징한다. 결국, 이 욕망은 얼음 탑처럼 찰나에 지나지 않으며 영원할 수 없음. 그리고 이 모든 작업 행위마저 무위로 되돌린다.

<탑: 강릉 #04, #05>

작품 <탑: 강릉 #04, #05>의 제작을 위해 작품 <탑: 강릉 #01, #02, #03>에서 사용되었던 각종 몰드와 용기들이 탑처럼 쌓인다. 그리고 그 위에 제습기와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공기포집기가 공간에 매달린다. 공간을 채운 비시각적 감각들은 이 장치를 통해 포집, 그 아래 놓인 그릇에 액화되어 떨어진다. 이 물들은 모여 차고, 다시 아래의 용기에 모였다 넘쳐, 또다시 아래로 이어지며 공간에 흐르는 시간의 순환을 가시화한다. 이때 그릇에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는 공간을 채우며 이러한 의미를 부각시킨다. 특히 작업에 사용되는 세월감과 사용감 있는 각종 사물과 생활용기들은 강릉 지역에서 직접 수집하여 다소 관념적 차원에 머물 수 있는 작업적 주제를 이곳 현실의 시·공간과 이어지게 한다.

Lee, Changhoon focuses on urban spaces and changes and explores the points where human lives are generated. He is also continuing his research on natural phenomena such as rain, wind and fog, as well as phenomena generated through the meeting of natural objects such as trees and stones. In this exhibition, he transported water from Namdaecheon Stream to a freezer and transformed it into a solid. This water, which is not purified but also contains a wide range of foreign particles, contains the life and time of Gangneung. His goal is to make us feel our life through all of time and space that comprises Namdaecheon stream.

전시관경
제1회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_2022_(대추무파인아트, 강릉)
installation view
Gangneung International Art Festival_2022_(Daechumoo Fine Art, Gangn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