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Exhibition /
시간수집자 Time Collector
2015 생생화화: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 창작지원사업展

꾸미기_1216_경기도미술관

경기도미술관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2015_1126 – 2016_0124
주최 /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협찬 / (주)삼화페인트

고창선_김준_박은하_이지영_이창훈_장영원_전명은_정희정

▷ Video_2015 생생화화 “시간수집자”_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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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미술관은 남기고 버릴 것 없이 소중한 시간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시간수집자> 전시를 개최합니다. 이 전시는 경기문화재단의 전문예술 창작지원사업을 통해 선정된 경기도 지역의 유망 작가들의 신작을 선보이는 연례전으로, 3회째인 올해는 이창훈, 고창선, 박은하, 김준, 전명은, 정희정, 장영원, 이지영 작가가 참여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은 그 누구보다 섬세하게 시간의 결을 살핍니다. 인지하지 못하는 채로 지나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미처 이름을 얻지 못한 것들을 돌보고, 누군가의 손에서 미끄러져 나온 의미에 제 자리를 마련해주는 일은, 그 누구보다도 예술가의 일일 것입니다. 때때로 시간은 여러 겹으로 쌓이거나, 꽤 커다란 공간을 차지하므로, 순간순간 무엇이 오고 갔는지, 어떤 색이 피고 졌는지를 예민하게 관찰하고 꼼꼼히 수집하는 예술가들이 없다면 어쩌면 그 시간은 우리 곁에 존재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시간수집자> 전시는 손에 잡히지 않는 시간의 단층을 조심스럽게 드러내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다채롭고 미시적인 일상의 틈을 살피고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경기문화재단이 선정한 작가들이 선사하는 예술작품과 함께 무심코 지나가버리는 시간의 섬세한 아름다움과 날선 긴장을 함께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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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hibition /
보통의 기억
Un-Romentic Mem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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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로터스 GALLERY LOTUS
2015_1201 – 2015_1230
후원 / 경기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획 / 김지혜

NGUYEN NGOC TUYEN_NGUYEN TRINH THI_PHAN THAO-NGUYEN(ART LABOR)_PHAN QUANG_THE PROPELLER GROUP_양윤임_이보람_이수영_이원호_이창훈_전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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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은 관계와 소통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해오고 있는 작가이다. 이 작업에서, 그는 재개발지역에 있는, 그 누구도 거주하지 않는 건물에 원래 있어야 할 창문이나 출입문, 말하자면 외부와 연결되는 모든 통로들을 없애버렸다. ‘재개발’과 ‘옛 거주공간의 사라짐’은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들이 지니고 있는 문제이다. 자본은 과거의 기억뿐만 아니라 과거의 소통방식까지 모조리 없애버리고 말았다.. 관객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창과 출입문이 사라진 건물을 아무런 의심 없이 바라보다가 사라진 창문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에게 사라진 소통의 방식들에 대해 깨닫게 된다.

김지혜_독립큐레이터

LEE Changhoon has been interested in relationship and communication between people. From these photographs, He erased windows and doors of buildings in a redevelopment area. There have been similar problems with “Urban Redevelopment” and “Extinction of Old Resident Spaces” not only in Korea and Vietnam, but also in most asian countries. Futhermore, neoliberalism has now been vanished asian people’s far back memories and their own communication style. Most audience of this exhibition mightn’t have known there are no windows and doors on the photographs at first time. But finally, they could recognize them. Also, they could realize their own communication method has almost disappeared.

Kim Jihye_Independent Cur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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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hibition /
소마 드로잉_무심
無心
SOMA DRAWING_Mindful Mind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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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미술관 SEOUL OLYMPIC MUSEUM OF ART
주최 / 국민체육진흥공단
2015_1030 – 2016_0214

드로잉센터 아카이브 등록작가 1~9기 230명 참여

이창훈_이미지_출품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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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hibition /
아시아현대미술전 2015
ASIA CONTEMPORARY ART 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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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 Jeonbuk Museum of Art
2015_0911 – 2015_1115

Japen: 이시다 테츠야_오쿠보 에이지 / China: 저우춘야_슈하오_창신_우까오중 / Bangladeshi: 나즐리 라일라 만스르 / Nepal: 사자나 조쉬 / India: 수보드 굽타_라디쉬 생카마 / Philippine: 이멜다 카지페 엔다야 / Australia: 루이스엠마 위버 / Malaysia: 판천후 / Thailand: 마닛 스리와니취품_바산 시티켓 / Indonesia: 페리얼 아피프 / Mongolia: 엥크밧 락바도르 / Taiwan: 유안광민_추더이_야오루이중_청칭야오 / Hongkong: 조춘파이 / Korea: 김기라_김남오_김상연_김아타_김진열_박경식_이상조_이우환_이주리_이창훈_유은석_임동식_한봉림

Japen: Ishida Tetsuya_Okubo Eiji / China: Zhou Chunya_Shu Hao_Cang Xin_Wu Gaozhong / Bangladeshi: Nazlee Laila Mansur / Nepal: Sajana Joshi / India: Subodh Gupta_Ratheesh Thankamma / Philippine: Imelda Cajipe Endaya / Australia: Louise Emma Weaver / Malaysia: Fan Chon Hoo / Thailand: Manit Sriwanichpoom_Vasan Sitthiket / Indonesia: Ferial Afiff / Mongolia: Enkhbat Lkhagvadorj / Taiwan: Yuan Goangming_Chu The-I_Yao Juichung_Chen Chingyao / Hongkong: Chow Chunfai / Korea: Kim Kira_Kim Namo_Kim Sangyeon_Kim Atta_Kim Jinyul_Park Kyungsik_Lee Sangcho_Lee Ufan_Lee Juree_Lee Changhoon_Yoo Eunsuk_Rim Dongsik_Han Bongrim

수정_IMG_1259-001An international exhibition claiming to stand for the avant-garde artistry, dynamics and experimentalism of Asia. This event shows the identity and confidence of Asian contemporary art. This is a special exhibition transcending west-centered art and composing Asian value with Asian frame. The festival of contemporary art displayed by 35 artists from 14 countries. This event has set Asia only as one part of the world, but as ‘the world itself’ and revealed various problems in current Asia through contemporary art. This is a contemporary art exhibition which has admitted a hybrid Asia combined with politics, economics, society and culture as it is and expresses them from each view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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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hibition /
읽어요 그럼 보여요 – 글과 그림 사이
Read and you’ll see – between text and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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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트플랫폼 INCHEON ART PLATFORM
2015_0903 – 2015_1011
주최 / 인천문화재단_인천아트플랫폼
후원 / 인천광역시_한국문화예술위원회_대산문화재단 교보문고_열린책들

Part 1. 글 그리다:
기슬기_박은하_배미정_염지희_오민수_장진_지희킴_최영_함정식
Part 2. 그림 쓰다:
김경해_김봄_김성윤_양진채_오석근_한은형
Part 3. 글을 엮고 짓다:
백인태_위영일_이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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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hibition /
2015 IAP 비디오 앤솔로지 2
2015 IAP VIDEO ANTHOLOGY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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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 INCHEON ART PLATFORM Theater in Building C
2015_0819 – 2015_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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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rating /
제세동기
除細動器 Defibrill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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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153 아트 컴퍼니 L153 ART COMPANY
2015_0807 – 2015_0902
공동기획 / UNSITE(신형섭+이원호+이창훈)
* UNSITE는 신형섭, 이원호, 이창훈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프로젝트 그룹이다.

강우영_금민정_김선태_김은숙_김준_박준범_박혜수_손종준_송민철_이문호_이예승_최성록_추영호_하태범

제세동기(:심장의 잔 떨림을 제거하여 재생시키는 기기)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작가의 작업실에는 그 동안 생산된 작품들이 쌓이게 마련이다. 많은 작품들이 그 때!를 기다리며 출사표를 던질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 중에는 판매되어 또 다른 공간에 고이 안착된 작업도 있고, 아니면 한 번도 선보이지 못한 채 오랜 세월동안 먼지가 쌓인 채 한 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작업들도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작업 공간의 물리적인 환경 때문에 한번 씩 눈물을 머금고 그들을 정리해야 할 때가 돌아오기 마련이다. 제작된 작품의 내재적 문제로 인한 자의적 결정이든 시장의 요구에 부합되지 못하는 이유로 인한 타의적 결정이든 간에 많은 작품들이 그렇게 한 번도 작가-작품-관람자라는 삼각관계의 로맨스를 경험해 보지도 못한 채 소멸되어야하는 경우들이 있기 마련이다. 가끔은 그렇게 작가 자신의 기억에서조차 존재감을 잃어버린 곤 한다.

이번 기획전이 열리는 전시공간은 얼마 전까지 아담한 작업공방이었다. 연희동의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이 공방은 이번 기획전을 기점으로 옆에 자리하고 있던 갤러리 L153의 새로운 전시공간으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들이 곧 소멸 될 운명에 처해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전시공간과 배치되는 역설을 보여준다. 이번 “제세동기” 전에서는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40대 전, 후반의 14명의 작가들이 초대되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각자의 작품들은 그들이 최근에 몰두하고 있는 관심사로부터 생산된 작업들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에 제작 되었으나 아직 외부에(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선보일 기회가 없어 작업실의 어느 구석에 조용하게 놓여있던 작품들을 내놓는다. 작가들이 그에 대한 애틋함과 현실 사이에서 그의 운명을 놓고 고민하고 있었던 작업들이다.

전시는 8월 7일을 시작으로 9월 4일까지 지속된다. 유감스럽게도 전시종료 후 작품들은 작가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다. 출품작들은 9월 4일 6시. 모두 동시에 폐기처분된다. 전시 종료와 동시에 폐기물 수거차가 전시 철수를 대신 담당하는 것이다. 각 작품들은 모든 의미를 소실하고 기존의 작업실 공간 대신 쓰레기 처리장으로 향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기간은 그들에게 있어서 작품으로서 생존을 연장할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여기에서 작품을 현존 시킬 수 있는 것은 판매, 즉 자본 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전시 기획의 목적과 전시가 행해지는 갤러리의 역할은 상반될 수밖에 없다. 유감스럽게도 작품들이 남는다면 개념에 공백이 생기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개념이 완성된다면 이 또한 유감스럽게도 작품들이 공백으로 남게 된다. 어떻게든 완강한 현실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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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세동기(Defibrillator)』

이번 전시회 제목은 『제세동기(Defibrillator)』이다. 이 말은 의학용어로서 세동제거기라고도 한다. ‘세동(細動)’은 말 그대로 ‘잔떨림’이다. ‘잔떨림’이 생기면 심장의 심실, 심방이 온전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해서 규칙적인 혈류를 인체에 공급할 수 없게 된다. 생명에 위협적인 부정맥, 심실세동, 무맥성 심실빈맥이라는 치명적 질병이 ‘잔떨림’의 결과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 ‘잔 떨림’을 정상적으로 잡아주기 위해서는 또 다른 충격이 필요하다. 전기충격이다. 고통에 고통을 가하여 무고통의 일상을 유지시키는 것이 이 서양의학의 핵심이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이원호 • 이창훈 • 신형섭 작가는 모두가 서구 미술의 핵심지역에서 활동하다 귀국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제세동기’라는 의학적 기제가 주는 메타포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많이 느껴보았을 것이다. ‘잔떨림’의 원인에 대해서 보통 유전적 요인이나 사회적 관계로부터 받은 스트레스, 나쁜 생활습관 등을 지목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예술계의 세 가지 커다란 축, 즉 제도 • 작가 • 자본가(수장가)도 역시나 ‘잔떨림’ 증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작가에게 주어지는 이 증상의 결과는 매우 참혹하다. 따라서 이 전시는 정상적이지 못한 제도의 구조(world)와 작가라는 자아(Self) 사이의 관계양상을 다시 모색해보자는 실험적 제스처이다.

이번 전시는 매우 이색적인 실험을 감행한다. 14명의 참여작가는 출품작을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보통의 전시라면 갤러리스트나 큐레이터가 작가와 충분한 상의를 통해서 작품을 선별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작가가 출품작을 선택한다. (그래서 선별이 아니다.) 더군다나 무시무시한 예비조항이 있다. ‘작품을 전시한 후 전시 종료일까지 판매되지 않은 작품은 갤러리스트와 기획자가 상의해서 알아서 파기시킨다.’ 여기서 작가는 두 가지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첫째, 어차피 팔리지 않을 터이니 최악의 작품을 출품한다. 그런데, 이럴 경우 파기될 확률이 더욱 커지고 좋은 소리도 못 듣게 되어 있다. 다만 작업실의 공간이 조금 더 늘어날 뿐이다. 둘째, 파기될 확률이 있기에 최고의 작품을 선택한다. 최고의 작품일지라도 가격을 더 낮춘다. 자기 작품이 파기되는 일은 분명 불명예다. 싸게라도 팔리면 명예를 지키면서 조금일지언정 자본까지 건지게 된다. 그러나 끝까지 판매되지 않을 때 자기 에이스를 스스로 죽이는 정신적 고통에 빠지게 된다. 이 둘 중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심한 충격을 강요 받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충격을 감내하려는 작가들의 태도는 매우 숭고한 것이다. 여기에 희망이 있다.

이 전시가 추구하는 표면적 이치는 위와 같다. 제도 • 작가 • 자본 간에 보이지 않는 끈끈하고도 지독히 질긴 거미줄의 구조를 머릿속에 그려보자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철학자 헤겔이 『정신현상학』을 저술한 목적을 연상시킨다. 자아가 진정한 앎에 이르기 위해서 처음에 반드시 자기 부정(self-denying)이 필요하다. 그 부정의 다음에 오는 결과는 반성적인 자기 앎(retrospective self-knowing)이다. 자아는 외부적 가치의 기준을 향해 돌진하며 모조리 채찍질하는 존재이다. 이러한 반란의 과정을 통해서 얻게 되는 교훈이 있다. 반란은 무용하고 잘못간 길이라는 것이다. 자아는 외부세계를 향해 돌진하는 죽음의 과정을 통해서 결국 자아의 본질을 알게 된다. 따라서 외부의 한계와 죽음은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한 나의 부분이다. 나는 외부의 한계와 죽음에 대한 본질적 의미를 알게 됨으로써 진실을 얻는다. 그 과정에 시간(역사)이 필요하다.

작가(자아)는 세계를 바라보고 내린 해석(결론)을 시각적 언어로 사유한 사상가이다. 우리나라 작가는 세계 모두를 해석하고 비판할 수 있는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미술계와 미술계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본권력 • 제도권력에 대한 비판만큼은 용인하지 않는다. 따라서 수장가와 미술관만큼은 작가의 비판을 비켜가는 오아시스이다. 이 오아시스의 정체와 본질을 파헤치기 위해서 오히려 스스로를 비판하며 부정하고 재고하는 과정이 바로 『제세동기(defibrillator)』가 지닌 메타포이다. 오아시스의 실체가 묵과되고 끝없이 안정적 존속을 이어갈 때 작가들은 알 수 없는 ‘잔떨림’의 고통을 끝까지 겪게 된다.

작가가 자기 인생의 의미를 알고자 세계에 자의식을 투사하고, 이 투사된 사고가 시각적 옮김(visual transferring)을 통해 매체에 드러난 현상을 가리켜 우리는 작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자기 인생을 거는 작가, 세계의 의미를 묻고 그 물음의 대답을 끝없이 추구하는 작가, 그 물음을 물리적 매체로 훌륭하게 이동시킨 작가를 우리는 훌륭한 작가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기본적 물음으로 작가를 대접하지 않는다. 자본력이 있고 그럴듯한 기획력을 갖춘 자본 화상이나 권력 미술관이 세례를 해주고 자격을 부여해준 소수만이 인정을 받는다. 서구의 작가를 모방했거나 미적 표면을 그럴듯하게 꾸민 작가를 걸러내지도 않는다. 더군다나 수장가들은 이러한 복잡하고 어려운 사고과정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가격이 오를 것 같다는 몇 가지 작은 정보에 의존하여 작품을 구입한다. 그런데 가장 악질적인 ‘잔떨림’의 제공자는 우리 모두의 뇌리 속에 파묻혀있는 사대주의다. 진정성(authenticity)의 의미를 치열하게 묻지 않은 채 표면만을 학습한 우리 모두의 잘못은 기본 중의 기본 덕목을 무너뜨렸다. 자본가 • 미술관 • 갤러리는 진정한 길을 걷는 작가들을 선택하지 않고 서구에서 잘 되는 외부작가를 수입하거나 서구에서 잘 적응하는듯한 국내작가에 환호한다. 그렇지 않는 작가들은 모두가 ‘잔떨림’을 경험한다. 그리고 이 ‘잔떨림’이라는 ‘세동’을 제거하여 겨우 생명유지를 도와준 전기충격에 대해 나열하자면 가끔 싸게 사준 미술관 작품구입비의 명목과 한정된 국가의 전시지원비, 그것도 아니면 개인적 아르바이트나 지인의 작품구입이 전부였다.

따라서 이번 전시 『제세동기(defibrillator)』는 작가들이 이 기구를 몸으로부터 떼어버리자는 제안이다. 이 기구를 뗄 수 있으려면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 두려움의 해소는 철저한 자기 앎에서만 가능하다. 자기 앎은 세계에 채찍질을 해보고 반성적으로 자기가 누구인지 알게 된 사람들이다. (더욱이 자기는 자기를 알 수 없다는 사실까지 정확히 본 사람들이다.) 세계는 당연하고 자기의 본질까지도 인식하려는 작가들에게 두려움이란 실로 작은 사소한 것이다.

출품작가는 강우영 금민정 김선태 김은숙 김준 박준범 박혜수 손종준 송민철 이문호 이예승 최성록 추영호 하태범과 같이 모두 14명이다. 나는 이들 대부분의 작가의 작품을 최근 5년간 자세하게 바라보고 있다. 모두가 기구를 떼어도 될 만큼 진지하고 옹골진 기세가 있다. 따라서 작가 하나하나에 대한 미학적 • 예술학적 분석을 시도하고 싶다. 그러나 작은 지면이 허락하지 않아서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다만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이원호 • 이창훈 • 신형섭 작가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예술계의 미래상에 대해 간단하게 밝히고 싶다. 예술가들이 특정 지역에 모이면 특정 지역이 예술화되고 예술화된 특정 지역은 반드시 거대자본에 잠식되어서 혜택을 받지 못한 다음 세대의 예술가들은 또 다른 세력과 연계하여 새 지역을 추구하게 된다.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예술가들의 숙명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연계의 초기과정에서 반드시 새로운 담론(혹은 패러다임)과 미술현상이 벌어지곤 했다. 장기적으로 흐를 공산이 큰 우리의 경기침체 디프레션은 향후 기존의 질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현재 기량이 물올라 가고 있는 4 • 50대 작가들은 새로운 진실을 발견하고 있다. 추상표현주의니 미니멀리즘이니 하는 커다란 언어게임(big language game)은 앞으로 존재할 수 없다. 작은 언어게임(small language game)만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각자가 작은 게임만을 벌이는 가운데 참된 묘미가 드러날 것이다. 나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부수고 부정했던 모든 가치와 형식들이 실은 나를 살린 나의 부분이자 자양분이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깨달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게임이 바로 그것이다. 이 참된 묘미가 있는 스몰 볼의 진원지가 앞으로 연희동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공룡의 게임은 더 힘 센 공룡에 의해서 종식된다. 최고로 힘 센 공룡은 그 밑에 있는 공룡들이 소멸될 때 자연스럽게 소멸된다. 멀지 않은 미래에 연희동은 공룡이 서식지가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들의 주거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를 가능하게 해준 갤러리 L153과 이 전시에 참여한 14명의 작가들, 그리고 앞으로 참여할 모든 참된 작가들의 가는 길은 옳아 보인다. 그래서 그들의 미래를 응원해주고 싶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진명

제세동기 除細動器展_L153 아트 컴퍼니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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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hibition /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는 존재들의 비평행적 진화:
왜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려고 하는가?
Non Parallel Evolution Of Two Beings Who Have Nothing Whatsoever To Do With Each Other:
Why we’re going to meet some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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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트플랫폼 INCHEON ART PLATFORM / 트라이볼 TRI-BOWL
2015_0430 – 2015_0628
www.inartplatform.kr

시각예술:
강우영_기슬기_길다래_김유정_Nana&Felix_박윤주_박은하_백승기_Sayaka Ohata_Antony Ward_Ece YILDIRIM_염지희_위영일_이주현_이창훈_임선희_전형산_Jedsada Tangtrakulwong_지희킴_최영_Klar Petra SZABO_Paul Zuerker_함정식_Nicolas Manenti_Romy Achituv
공연예술:
김성배_김성용_배인숙_앤드씨어터_얼라이브 아츠 코모우현주_이영주_판소리’하다’
문학창작 및 비평:
강효미_김경해_이하람_인진미_전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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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hibition /
아트프로젝트 울산 2015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Project Ulsan 2015

울산프로젝트 선별작

울산 문화의 거리 外
2015_0425 – 2015_0503
예술감독 / 홍순환

강우영_강정_권정호_기슬기_김건예_김미진_김우진_김웅용_김은숙_김이듬_김인숙_김태동_김한선_김해민_류재화_박은하_박준범_변연미_베른트 할프헤어_손노리_손월언_손종준_송민철_육근병_올리버 그림_이세경_이원호_이은_이정민_이창훈_이창원_이택근_전기숙_조혜진_진시우_차지량_홍원석_류재화_창작집단 달_이정훈


■ Exhibition /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오픈스튜디오 10

크기변환_2015012304224968313515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MMCA Residency Goyang
2015_0206 – 2015_0207

강우영_기슬기_김미진_김병주_김우진_김웅용_김은숙_김인숙_김진희_김태동_박은하_박준범_손종준_이원호_이은_이정민_이창원_이창훈_조혜진_차지량_홍원석_히사야 이토(국제교환입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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