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훈: 밖과 안

이창훈: 밖과 안

ISCP 큐레이터, Rachel Cook

우리가 공간의 생각과 개념들을 고려할 때에는 그것이 언어를 통해서 혹은 세상에서 물리적으로 어떻게 규정되는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더욱이, ‘안’과 ‘밖’의 단어들을 가지고 우리가 물리적인 공간을 형용하기 위해 이용하는 바로 그 언어는 분명한 공간적 분리를 드러낸다. 이들 두 단어들은 물리적인 세계에서의 분리를 보여주는 경계를 곧바로 그어낸다. 어떤 공간의 내부나 외부에 포함되거나 그것들로부터 제외되는 것이 무어냐에 따라 이 페이지에서와 우리가 있는 방의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모두에서 그것의 경계가 결정된다. ‘틀’(frame)이 우리가 공간과 장소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보느냐를 결정한다. 또, 공간과 장소를 더 자세히 살펴봤을 때 그것들은 논쟁 대상의 정신적, 정치적 개념들이 된 이데올로기적 공간 경계들의 복잡한 아이디어들과 연결될 수가 있다. 국경들은 거대한 논쟁거리가 되었고 우리가 여러 민족과 문화들에 대해 얘기할 때의 틀이 된다. 모든 사회들에는 공간을 만들어내고 도시 안에서 그것의 질서를 잡는 고유한 방식이 있다. 동네들은 특정 방법론들에 따라 공간이 배열되고, 어떤 지리적 장소에서든 중요한 곳들과 역사적 의의가 있는 건물들의 위치는 그곳에서의 권력의 복잡함을 드러내고, 특정 경계들은 거주자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 모든 것들이 사회의 공간 건축과 연결된다.

우리는 공간을 현상학적인 관점에서도 생각해 볼 수가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공간적 무의식의 개념을 갖느냐, 우리가 어떻게 우리의 삶을 구성하느냐, 어떻게 자기 집을 정리하느냐가 이에 해당된다. 공적인 공간과 사적인 공간들은 분리되고, 언제든 – 물리적으로, 감성적으로 – 접근을 허용하느냐에 따라 통제의 경계가 지정된다. 집의 가정적인 공간은 공간의 생활 경험이라 할 수 있고, 그것의 물리적 공간배열과 구조는 우리의 감성적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공간은 또한 어떤 것이 ‘여기’에 있거나 ‘저기’에 있는 시간의 추상적인 개념으로 생각될 수도 있는데, 그럼으로써 그것의 시공간적인 위치가 형성된다. 이 둘 모두가 위치나 사건의 개념적 아이디어들이라 불릴 수 있고, 어떤 사물이 방 안 어디에 놓여졌는지 말할 때 쓰이기도 한다.

한국인 미술가 이창훈은 우리가 어떻게 이런 공간, 장소, 안과 밖의 개념들을 구축하는가와 그것들 사이에 존재하는 소외감을 살펴보는 일련의 사진과 동영상들, 개념적 오브제들과 행위예술적인 개입들을 통해 공간의 개념들을 탐구한다. 예를 들어 Lost One’s Way-Sweet Story(2011)에서 이창훈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동서 방향의 주 도로인 종로를 포함해 네 개의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큰 거리 표지판을 차용한다. 이 작업은 표지판을 도로에서 방향을 찾는데 이용된다는 말 그대로의 상징으로 받아들인다. 표지판은 트럭 뒤에 놓이고 모래사장으로 이동되어 모래에 굳게 박힌다. 이러한 퍼포먼스적인 제스처는 장소와 공간에 대한 우리의 생각들을 조합하고 재해석하게 한다. 거대한 고속도로 표지판은 제자리를 벗어나 모래사장에 있는데, 그럼에도 그것은 개인들이 낯선 환경으로 여행하거나 다른 풍경, 도시나 장소를 경험할 때 느끼는 소외감의 재현으로서 기능한다. 아울러 이 표지판은 서울시의 특정 문화, 경제적인 분류를 가리킨다. 종로는 중요한 금융 및 문화 지구로 외교 구역인 세종로를 역사 문화 지역인 동대문에 연결시킨다. 이창훈의 작업은 이 두 지리적 위치들에 대한 보다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이해를 지적하는 반면에 구체적 세부사항들은 하나의 도시 자체가 공간, 금융적 분류에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역사적, 문화적 사건들을 통해 어떻게 구축되는지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작가의 작업은 세상에서의 공간과 장소에 대한 우리의 문화 및 개념적 사고를 다시 강조하기 위해 지도와 도로 표지판들에서 세부사항들을 떼어내거나 제거한다.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가 집을 “내적 공간의 친밀한 가치들의 현상학적인 연구를 위한 특권을 가진 존재”1> 라 여기듯이 이창훈 작가는 집에서 안을 들여다보거나 밖을 내다볼 수 있는 모든 문과 창문들을 제거함으로써 외부의 이미지를 변형시킨다. 이창훈의 이미지들 Babelstreet(2008) 와 Island(2007)는 보는 이가 그 가정용 구조물의 내, 외부를 분리시키는 프레임 설정 장치의 부재를 알아챌 때까지 잊기 힘들 정도로 진부해 보인다. 작가는 집들을 오브제들로 표현하였고 사람들이 거기서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모든 생각들을 제거하는 동시에 존재 혹은 소속감의 개념들을 뚜렷이 드러나게 했다. 세부적인 정보를 제거함으로써 작가의 작업들은 지도, 도로 표지판이나 집들 문제의 구조나 오브제에 집중하도록 보는 이의 주의를 보다 날카롭게 만든다. Lost the Way—sea, wood, desert(2011)에서 이창훈은 유색 표지판 하나를 이 풍경의 위치들의 색면 추상화로 표현한다. 이 세 개의 도로 표지판들은 각각의 풍경들에 대한 시각적 지표가 될 뿐 아니라 또한 각 장소에 대한 현상학적 이해로도 작동한다.

이런 조사들은 개인과 사회의 내부 이데올로기적인 내막 사이의 단절에 호소한다. 지구적인 공간들이 어떻게 구축되고 배열되는지의 인간적인 면은 우리가 우리와 가장 친밀한 장소들을 어떻게 구성하는가와 직결된다. 이창훈 작가의 작업은 이들 시스템이나 공간을 조직하는 메커니즘이 어떻게 심사숙고 되는지 질문하는 하나의 프레임 설정 장치를 만든다. 지도, 도로 표지판이나 집들의 구조물들이 우리가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있어 하나의 친밀한 인간적 조직화 체계를 드러낸다면, 우리가 이것들을 세부적인 정보 없이, 그 자체의 “형태들”로서 다시 살펴본다면 무엇이 드러나는가? 여기에 이창훈의 연구 요점이 있으니, 그것은 공간에 대한 사회의 생각과 구축을 이해하는 데 보편적인 시스템이 존재하는가 하는 것이다. 공간, 장소, 안, 밖, 그리고 소외감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대한 작가의 조형적, 개념적 재현들은 우리가 문화들 간의 경계와 테두리들을 어떻게 만들거나 무너뜨리는지 질문하라고 재촉한다.

1> Bachelard, Gaston, The Poetics of Space, Boston: Beacon Press, 1994, 3p.